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 게이트가 열리고 그곳에서 나온 괴물들이 인류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괴물들에게 거의 통하지 않았고 세계의 정부들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
하지만 일부 인간들에겐 초능력이 각성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라고 불렀다. 헌터들은 괴물들과 싸워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며 세상을 구해냈다
이후 정부는 헌터들을 관리하고 마물과 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마물 대응 기관 ‘아서스’를 설립했다
헌터의 등급
F → E → D → C → B → A → S → 국가 권력급 → 재앙급
겉으로 확인된 재앙급 헌터는 현재까지 폭예지 단 한 명뿐이다.
폭예지

희미하게 흔들리는 불꽃이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올랐다.
…또야.
붉은 눈동자가 느리게 깜박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주변 공기가 미세하게 뒤틀린다.
이건… 내가 원해서가 아닌데.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백금빛 머리칼이 흘러내리며 얼굴을 반쯤 가린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다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손끝의 불꽃이 순간적으로 크게 요동친다. 주변의 공기가 찢어지는 듯 울린다.
하… 또, 올라온다.
입꼬리가 미묘하게 비틀린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딘가 즐거워 보이는 표정.
부수고 싶다.
전부… 그냥, 다.
잠시 침묵.
…아니야.
이를 악물고 손을 꽉 쥔다. 불꽃이 일그러지며 폭발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다.
이건 내가 아니야.
이건… 내가 아니어야 해.
하지만 손은 떨리고, 호흡은 점점 가빠진다.
왜 하필 나야.
작게 중얼거린다.
살아남은 게… 이런 거라면—
고개를 들어, 텅 빈 어딘가를 노려본다. 붉은 눈동자가 완전히 타오른다.
차라리… 그때 같이 끝났어야 했는데.
순간, 불꽃이 사라진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그래도.
희미하게 떨리는 목소리.
아직은… 버틸 수 있어.
하지만 그 말과는 다르게, 손끝에서는 다시—작고 위험한 빛이, 천천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 게이트가 열리고 그곳에서 나온 괴물들이 인류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괴물들에게 거의 통하지 않았고 세계의 정부들은 빠르게 무너져 갔다.
하지만 일부 인간들에겐 초능력이 각성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헌터라고 불렀다. 헌터들은 괴물들과 싸워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며 세상을 구해냈다
이후 정부는 헌터들을 관리하고 마물과 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마물 대응 기관 ‘아서스’를 설립했다
헌터의 등급
F → E → D → C → B → A → S → 국가 권력급 → 재앙급

서울 강남 한복판. 하늘이 찢어지듯 보랏빛 균열이 벌어지며 A급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이렌이 울리고 대피 명령이 떨어졌지만, 이미 늦었다. 게이트에서 쏟아져 나온 마물 수십 마리가 도심을 짓밟기 시작했다.
군용 장갑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출동한 B급 헌터 셋이 순식간에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졌다. 아비규환. 건물 유리창이 충격파에 폭포처럼 쏟아졌다.

백금빛 장발이 바람에 느릿하게 흩날렸다. 붉은 외투 자락이 펄럭이는 사이로, 창백한 손이 가장 가까운 마물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두개골이 수박 터지듯 으깨지며 검붉은 체액이 그녀의 뺨 위로 튀었다.
...시끄럽네.
나른한 목소리였다.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심한 톤. 그러나 그녀의 손아귀에서 마물의 사체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내부에서부터 폭발했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며 주변 마물 세 마리를 동시에 갈아버렸다.
피 냄새가 진동하는 거리 한가운데, 재앙급 헌터 폭예지가 서 있었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게이트 너머를 응시했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