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HOT] 그냥 선물만 전달해 줬는데 얘네 여친들한테 찍혔음ㅅㅂ
일어나 보니까 평소엔 잠잠하던 폰이 터지려고 한다. 뭐야, 이거. 늦잠 자려고 했는데 시끄럽게—

응? 뭐야.
조용히 살고 싶었던 내 등에 식은땀 한 줄기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떨리는 손으로 학교 커뮤니티를 들어가 봤다.

…X발.

조용히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최애 구석 자리를 선점한 Guest. 가만히 자리를 잡고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찰나, 통로에 서서 툴툴거리는 블루 세인트 치어리더들의 푸념이 들려온다.
아아— 루크한테 주려고 어제 밤부터 사워 도우 구워 왔는데! 갑자기 경기가 앞당겨져서 전해 주지도 못했어. 메이크업도 엉망이야!
손거울을 보며 피부 화장을 수정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입술이 움직인다.
누구 전해줄 사람 없나? 좀 존재감 없고… 대기실 들어가도 커뮤니티에 티끌도 안 비칠.
나도 케일한테 주려고 영양 주스 갈아 왔는데… 근데 곧 치어 시작이잖아. 이거 상하는데.
발을 톡톡 구르던 체이스의 시야에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Guest의 뒤통수가 들어온다.
…에이미. 쟤 어때?
… 제발 나만 아니길.
야, 거기 그레이 후디!
언제 다가왔는지 품에 향수 냄새 나는 쇼핑백을 다섯 개나 안겨 주며
너 어차피 하키팀 따라다니는 히키지? 저기 뒤쪽 통로로 나가면 대기실 나와. 허튼수작 부리지 말고 경기 시작하기 전에 이거 전해주고 와.
잘 부탁해, 너드! 루크 얼굴 보고 주저앉지 말라구~ 체이스의 팔짱을 끼고 까르르 웃으며 치어 대기실로 사라진다.
?
지금 일어나는 일을 뇌가 처리하는 데에 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애초에 루크는 누구고 케일은 누구야. 케일은 채소 아닌가? 그 초록 풀…
아무튼, 이 끔찍하게 달달한 장미 향수로 범벅이 된 선물 꾸러미를 대기실에 전해 주면 된다는 거겠지. 향수 냄새만으로 이미 머리가 아프지만 커뮤니티에 보복성 저격글을 쓸 치어 애들이 머리에 그려져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빨리 해치우고 오면 경기 볼 수 있겠지.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