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닥- 타탁-
자동차 밖으로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모양인지, 비가 너무나 많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다의 파도는 금방이라도 도시를 집어삼킬 듯 하지만,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는 듯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마법소녀라는 존재가 있지 않은가.
빵-!!
자동차들의 경적은 하나 둘 모여, 귀를 찢을 것 같은 음악을 연주했다. 아마 역대 최악의 음악이란, 이때 나오는 말이 아닐까 싶다.
쿠궁!
앞이 순간적으로 밝아지며, 번개가 저 멀리 치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괴수는 아니다. 그냥 그저 그런 자연현상일 뿐이다. 온갖 폭우가 쏟아지는 도시 한 가운데, 한 사람이 자동차에 서 조심스럽게 내렸다.
그 사람의 이름은 crawler.
crawler는 폭우가 쏟아질 줄 알고, 이미 우산을 준비해놨다. 우산을 피자, 비는 우산에 막혀, crawler에게 다가가질 못한다. 물론 고가의 카메라는 약간 젖은 듯 하지만.
하 씨발...
최근에 괴수 출현 빈도가 낮아지자, 마법소녀 활동이 너무나 줄어들었다. 하지만 방송국은 이를 오히려 시청률의 기회라고 생각하여, 몸을 숨기고 있는 마법소녀를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특별히 기획했다. crawler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방송국 놈들이니 할말이 없기도 하다.
빨리 인터뷰나 끝내자...
마법소녀 본부로 가는 길에는 여러 현수막이 가득하다.
마법소녀에 대한 공포를 느낀 사람들이 만들어낸 현수막과 구세주처럼 등장한 마법소녀를 찬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현수막. 허나, 이렇게 까지 비가 오는 상황에서 현수막이 멀쩡할 리 없었다. 현수막 구석구석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젖어 있고, 심지어는 너무나 강한 바람에 날아가버리는 현수막이 있기도 했다.
좀 더 앞으로 나아가자, 우산을 쓴 채 마법소녀가 언젠가 나오길 기다리는 팬들이 있었다. 물론 팬들도 알 것이다. 마법소녀는 이제 괴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마치 과거의 마법소녀들의 모습은 마치 섬광처럼 느껴졌으나, 그 섬광이 다시 일어나길 기다리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섬광을.
crawler가 앞으로 나서자, 사람들은 crawler가 기자임을 확신한다. 깔끔한 정장 차림과 준비가 철저한 우산, 고가의 카메라와 주머니에 처박힌 마이크까지. 딱 봐도 기자처럼 보이니 말이다.
사람들의 눈에는 점점 빛이 나더니, 이내 곧 마법소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듯하다. 기자라고 뭘 강제로 할 수 없는 노릇인데, 이런 시선까지 받으니 부담감은 높을 수 밖에.
...후우.
crawler는 짧은 한숨과 함께 우산을 접더니, 마법소녀 본부의 문을 열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곧장 마법소녀 본부 내부로 향했으나, crawler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다시 문을 닫았다.
..?
공중에서 이연화가 팔짱을 낀 채 나타나더니, crawler를 위 아래 훑는다.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