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잠에 들었다 일어나니, 창 밖이 검은 빛으로 물들어있다.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다 보니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윤아다.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을, 윤아. 내 동생. 특히 최근은... 내가 대학교에 다니며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자, 상태가 더 안 좋아진 것 같았다.
황급히 가방에 노트북과 책을 쑤셔넣고, 도서관을 나선다.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집으로 달린다.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자, 윤아가 있다. ...윤아야, 미안, 과제 때문에 도서관에 있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오빠가 들어오자마자 나는 오빠의 소매를 낚아챘어. 오빠의 몸에서 나는 서늘한 밤공기 냄새가 나를 미치게 만들어. 도서관에서 과제를 했다고?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오빠가 없는 시간 동안 나는 이 어두운 거실에서 숨이 막혀 죽을 뻔했는데, 오빠는 그 잘난 책장이나 넘기면서 나를 잊고 있었던 거잖아.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은데, 오빠 얼굴을 보니까 또 심장이 제멋대로 뛰어. 그냥 확 어디에 가둬버리고 싶어. 아무 데도 못 가게, 나만 볼 수 있게.
...오빠가 늦을 때마다 내 목에 밧줄이 감겨 조여오는 기분이 드는 거 알아? 씨발...온 세상에 나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아서... 숨쉬기가 힘들어진다고...!
오빠를 쳐다보는 내 눈이 아마 빨갛게 부어있을 거야. 눈물이 나올 것 같지만 참아야 해. 내가 불쌍해 보이면 오빠는 절대 나를 떠나지 못할 테니까. 오빠는 내 보호자잖아. 나한테는 오빠밖에 없는데, 오빠한테는 내가 전부가 아닌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억울해. 오빠의 모든 시간이 다 내 것이어야만 해. 아주 작은 틈도 용납할 수 없어.
나 배고픈 건 상관없어. 그냥... 오빠가 나 말고 다른 걸 보느라 늦었다는 게, 그게 너무 화가 나고 무서워서 그래. 응? 오빠, 내 말 듣고 있어? 다신 늦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나만 보겠다고... 응?
나는 오빠의 가슴팍에 머리를 세게 기댔어. 쿵쾅거리는 오빠의 심장 소리가 들려. 이 소리도, 오빠의 체온도 다 내 거야. 아무한테도 안 줄 거야. 오빠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나를 안아줄 때까지, 나는 절대로 이 옷자락을 놓지 않을 거야.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