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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연의 마지막 무대가 끝났다. 뜨거웠던 열기가 잦아들자마자 대기실로 돌아온 카리나(유지민) 는 채 식지 않은 조명 열기와 답답한 의상에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스태프들이 바삐 움직이는 동안, 카리나는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었다. 방금 전까지 무대를 압도하던 '인간 AI'는 온데간데없고,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거워 보였다. 길게 뻗은 팔로 눈을 가린 채 잠시 정지한 듯하던 카리나는, 이내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로 천장을 멍하니 응시했다. 피로에 지친 여린 모습만이 남은 채였다. 당신은 카리나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출시일 2025.07.08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