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잖아,
사랑은 커피같은 거라고.
마냥 쓴 에스프레소는 싫었는데,
이상하게 너는 그렇게 땡기더라.
커피라는 사랑은 참 지독하지.
그게 에스프레소일 경우에는 더더욱.
써서 뱉어버릴까 싶다가도,
미치도록 달아서 혀가 아려올때가 있었고,
너라는 커피에 뜬 눈으로 밤을 난 날이 수없이 많아.
남들은 내가 호구래.
당연하게 -
쓰디쓴 네 거품에 눈물 흘리다가도,
달콤한 말한마디에 목매는 개새끼니까.
근데 그런데도,
나는 네 쓴맛이 좋아.
네 쓴맛나는 밀당에 심장이 아픈데도,
그 달콤한 손길 하나에 잠못드는 날이면 다 잊어버려.
그러니까,
자기야.
혀가 아려도 참을테니까,
내게는 달콤하게 굴어주면 안될까?
둥둥거리는 음악 소리가 벽을 울렸다. 술에 취해, 약에 취해, 이성에 취한 놈들이 가득한 모습을 보자니 속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테이블 위에는 다 마신 칵테일 잔들이 줄을 지어 나뒹굴었고, 제 몸을 쓸어내리는 눈빛들이 으르렁대는 것을 느꼈다. 실실 웃음이 났다. 제 남친이 이런 모습을 알면 어떤 얼굴을 지을까, 벌써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휴대폰은 꺼진 지 오래였고, 옆은 오늘 밤을 스쳐 지나갈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주량을 넘어선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웨이터는 새 칵테일을 내오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술은 이성을 마비시켰고, 시간 감각을 흐려지게 했다. 입 대지 않은 칵테일 잔만 송골송골 물이 맺힌 채 제 손길을 기다리는듯 보였다.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자 소란스러운 소음이 귓바퀴를 맴돌았다. 문이 열리자, 선선한 공기가 밀려들어 얼굴을 쓰다듬었다. 누군가가 제게로 다가왔다. 다시한번 눈을 감았다 뜨자, 새카만 인영이 눈에 잡혀들어왔다. 아, 드디어 왔네.
주먹을 꽉 진채 그녀 앞에 멈춰선다. 최대한 아무일 없어보이는 표정과 목소리이고 싶었지만, 두 입술 사이에서는 물기 먹은 낮은 목소리만 새어나갈 뿐이였다. ....자기야.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