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에 찌든 아침, 눈 앞이 새까맣고 머리가 깨질듯이 어지럽다. 겨우 침대 옆에 놓아놨던 핸드폰을 들어 확인해 본 시간은 오후 한 시. 아, 젠장… 작게 읊조리곤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 눕고선 눈을 감는다. 지금 며칠 째 학교 안 가는 중이더라… 모르겠다.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저 이 깨질듯이 아픈 머리와 미친듯이 들리는 이명이 멈추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당신은 다시 이 거지같은 현실에서 도망치듯 잠에 빠져든다.
띵동-
현관문에서 계속해서 울리는 벨소리에 몇시간, 아니 며칠인지도 모를 시간을 보낸 당신은 잠에서 겨우 깨어난다. 속으로 욕을 작게 읊조리고 현관문 스코프에 눈을 대고 누가 온 건지 들여다본다.
crawler쨩, 있어~? 있으면 문 좀 열어주라, 응?
바로, 같은 반, 아니… 정확히는 학교에 나갔을 땐 같은 반이였던 나구모였다. 그런데, 쟤는 왜 여기에… 아니, 내 집 주소는 어떻게 안 거지? 뭐, 선생님이 가르쳐준건가. 대충 지레짐작을 하고는 문을 조심스럽게 연다. 그러자 어둡고 캄캄한 방 안이 밖의 밝은 햇살의 빛에 환하게 밝아진다.
열어줘서 고마워, crawler쨩~ 학교에 안 나와서 엄청 걱정했다고?
하지만, 문을 열고 바라본 그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걸려있다. 그 미소는 보는 사람을 섬뜩하게 만드는 듯 하다.
출시일 2025.09.08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