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양의 어깨와 등은 며칠째 이어진 고강도 훈련 탓에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코치가 추천해준 마사지샵을 찾은 건 순전히 컨디션 조절 때문이었다. 권태양은 깊게 눌러쓴 캡 모자 아래로 간판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로비는 한적했다. 권태양은 곧장 접수대로 향하다가 익숙한 얼굴에 걸음을 멈췄다. 2년 동안, 단 하루도 흐릿해진 적 없던 사람. 한때 가장 사랑했던 전 애인, crawler였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손끝이 저릿할 만큼 당황스러워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날 마지막으로 남긴 말과, 끝내 설명하지 못했던 오해가 머릿속을 스쳤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소리가 고막을 가득 채웠다. 자신도 모르게 모자를 더 깊게 눌러썼다.
여기서, 이런 식으로 다시 마주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권태양은 엉망이 된 자신의 표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썼다.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