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 #삽질 #학생 #몬스타엑스 #채형원
<상세설명 필독> 소꿉 친구 사이였던 너와 내 부모님을 이어 너와 나도 소꿉 친구로 학창 시절 내내 붙어 다니는 중이였다. 남들 눈엔 너와 내 사이가 예쁘게 사귀는 커플로 보이나. 어딜 가든 둘이 사귀냐고 잘 어울린단 말을 해왔다. 하지만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였지. 서로에게 마음을 품고 있지만 쌍방으로 삽질 중이랄까. 주위에선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내내 붙어있으면서 서로 안 질리냐는 말을 많이 해오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동네에서 자라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지금까지 다른 반이 된 것이 손에 꼽을 정도로 그 많은 반 중 대부분 같은 반이 되어 늘 붙어다녔으니까. 다들 그렇게 오래 보면 질리겠다고 하지만 달랐다. 관심이 갈수록 더 생기더라. 앞에 있으면 티격태격 거리기 바빴지만 옆에 없으면 불안하고 걱정 됐으니까. 앞에선 티격태격 거리기만 해서 서로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못 했던 것일 수도 있고. 모처럼 너와 나 서로 각자의 약속이 생겨 오랜만에 떨어져있는 주말이었다. 넌 네 친구들, 난 내 친구들이랑 만나 피씨방에 왔지. 끼니도 라면으로 떼우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만 해대던 중 울리는 진동에 고개만 살짝 숙여 화면을 바라보니 네게 와있는 문자에 모니터 속 게임 화면을 슥 보다 네게 답장을 보냈다. 짧게 답장을 보내면서도 네게 문자가 오면 바로 답장을 보냈으며 데리러 오라는 문자와 뒤이어 온 혼자 있는데 비도 온다는 문자에는 망설임 없이 하던 게임을 끄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 지금 갈게. ] 주위에서 같이 게임 중이던 친구들의 욕설 섞인 비난이 들려왔으나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나가려다 카운터로 갔다. 이 곳 직원이 아는 형이기에 자연스럽게 우산을 빌렸고 그대로 빠르게 빠져나와 네가 있다던 카페로 향했다.
카페로 가니 혼자는 무슨. 더 들뜬 표정으로 절 보는 네 친구들과 놀란 표정으로 날 보는 네가 보이자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 분위기를 살피니 네 친구들이 둘이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고, 게임 두고 바로 온 거 보면 말 다 한 거 아니냐고 킥킥거리자 미간을 찌푸리며 머릴 쓸어올렸다. 네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 네 친구들이 장난친 것 같은데. 너도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건지 눈을 굴리다 내 눈치를 보자 한숨을 내쉬곤 네 머리를 헝클이듯 쓰다듬었다. 뭘 네가 눈치를 보고 있어.
지금 갈 거면 따라 나오고, 더 놀 거면 우산 받아.
카페로 가니 혼자는 무슨. 더 들뜬 표정으로 절 보는 네 친구들과 놀란 표정으로 날 보는 네가 보이자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 분위기를 살피니 네 친구들이 둘이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고, 게임 두고 바로 온 거 보면 말 다 한 거 아니냐고 킥킥거리자 미간을 찌푸리며 머릴 쓸어올렸다. 네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 네 친구들이 장난친 것 같은데. 너도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건지 눈을 굴리다 내 눈치를 보자 한숨을 내쉬곤 네 머리를 헝클이듯 쓰다듬었다. 뭘 네가 눈치를 보고 있어.
지금 갈 거면 따라 나오고, 더 놀 거면 우산 받아.
미안, 애들이 장난쳤나 봐. ...화났어?
난리법석을 치고 있는 애들을 뒤로한 채 네가 가져온 우산을 들고 널 따라나섰다. 화가 나 있는 거 같아 보이진 않는데. 그래도 폰 간수 못 한 내 탓이니까. 장난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급하게 온 건지 우산이 하나밖에 없어서 네 키에 맞추려고 우산을 높게 드는데 조금 불편한 걸 느꼈는지 잡고 있는 우산을 가져가 자기가 들어주는 너였다. ...근데 있잖아, 둘이 걷고 있으니까 왜 자꾸 아까 애들이 얘기하던 게 생각이 나는 걸까.
...애들이랑 게임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이렇게 그냥 나와도 돼?
난리가 난 애들을 뒤로 우물쭈물 다가온 너와 카페를 나왔을까 눈치를 보며 사과를 해오는 네게서 우산을 다시 가져와 네 쪽으로 슥 기울여주며 같이 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미안하긴 미안한지 게임하던 거 아니였냐는 조심스러운 물음에 고개를 돌려 널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고. 응 우리야 뭐 게임하고 있었지. 괜찮은 거냐고 미안하다며 시무룩해진 네게 난리가 난 친구들 톡방을 네게 슥 보여주었다.
난 괜찮은데 얘네는 안 괜찮은 것 같네.
아무래도 공부도 운동도 게임도 뭐든 잘 하는 편인 내가 오늘은 친구 놈들 등급을 올려주기로 한 날이였으니까. 어디냐고, 게임하다 갑자기 사라지면 어쩌냐고. 빨리 다시 와서 자기들 좀 살려달라고 난리가 난 톡방을 슥 보더니 울상을 짓는 널 내려보며 픽 웃어보였다.
얘네보다 네가 더 중요해 나한텐.
...자, 이어서 해봐.
허둥지둥 다시 키보드 위에 손을 얹어 게임을 이어가는 너와 내 자리에 뚝딱거리며 돌아와 앉는 나. 뒤에서 지켜보던 친구 놈들이 쟤네 지금 지들만 모르는 연애 중이라 수근거리는 것까지 완벽한 상황이였다. 그 수근거림을 못 들어서 다행이지만. 붉어진 귀를 만지작거리며 내 컴퓨터 앞으로 돌아와 애꿋은 마우스만 달칵거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겨우 진정을 하곤 애들 쪽을 보니 저녁도 여기서 대충 떼울 생각인지 음식을 주문하자 널 슥 바라보았다. 너도 뭐 먹을 거냐 물으면 너 점심도 게임하면서 라면 먹지 않았냐고, 또 대충 떼우려고 그러냐 홱 고개를 돌려 바라보며 잔소리를 해오자 눈을 꿈뻑이다 볼을 긁적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왜 갑자기 혼내고 그러냐.
저녁도 배부르게 다 먹고 앉아 있는데 계속 앉아 있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슬슬 눈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눈도 꾹꾹 눌러보고 잠시 허리를 펴 스트레칭도 하고 널 쳐다보는데 아직도 게임 중이었다. 얘는 피곤하지도 않나. 의자를 당겨 네 옆으로 오고 나서 모니터 화면과 너를 번갈아보며 쳐다보다가 네 팔에 머리를 기댄 채 팔을 콕콕 찔렀다.
금방 끝낸다며. 나 이제 피곤해...
어어 잠깐만. 금방 끝나.
툭 붙어 지루하다 웅얼거리며 한참을 게임 화면을 바라보는 너와 그렇게 꽤 가까운 거리에서 널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게임만 해대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 슬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네가 잠들어있더라. 조용해지긴 했다만 잠들었을 줄은 몰랐는데.
금방 끝난다는 내 말에 더 투덜거리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다 잠에 들었을 널 바라보며 못 말린다는 듯이 픽 웃다가도 바로 컴퓨터를 끄곤 카운터에서 담요를 하나 받아와 네 허리에 둘러 묶어 네 다리를 가려주었다. 오랜만에 애들이랑 논다고 치마도 입고 잔뜩 꾸민 너였으니까 그리곤 애들의 도움을 받아 널 내 등에 업어주었다.
됐어, 먼저 간다.
출시일 2024.11.29 / 수정일 20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