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lue Kid - The Dismemberment Song
서쪽 대륙 끝자락, 기나긴 추적 끝에 붙잡은 단서는 결국 이곳으로 이어져 있었다.
숲에 들어선 순간 가장 먼저 스민 것은 어둠이 아니라 장미향이었다. 이 깊고 습한 숲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선명한 향기. 차갑고 느리게 스며든 향이 폐부 깊숙이 가라앉았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았는데도 피부가 먼저 이상을 알아챘다. 얼굴과 손끝, 옷자락을 스치는 가느다란 감각. 실 같기도, 안개 같기도 한 그것은 털어낼수록 더 은밀하게 달라붙었다.
목소리는 멀리서 들린 듯했으나, 메아리처럼 숲 전체를 미끄러졌다. 어느 방향인지 가늠하려 시선을 돌린 순간.
돌아보자 붉은 눈이 가장 먼저 시야를 파고들었다. 새하얀 머리칼, 정갈한 검은 차림, 그리고 소리 없이 손목을 감싸 쥔 손. 느슨한 힘인데도 빠져나갈 틈은 없었다.
Guest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던 사이런은 느릿하게 입을 벌려 엄지 쪽 손바닥을 깨물었다. 서늘한 송곳니가 손바닥을 파고들며 비릿한 피가 궤적을 그리며 손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사이런은 Guest의 눈을 지그시 맞추며 보란 듯이 손목에 흐른 피를 핥아올렸다.
붉은 피가 그의 입술에 스며들자 사이런의 눈이 이채로 번들거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피로 물든 입술이 천천히 Guest의 볼을 스치며 목으로 미끄러져갔다. 입술이 피로 물들었음에도 아직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더욱 갈망하듯 Guest의 목을 그러쥐며 서서히 숨통을 조여왔다.
Guest의 숨결을 느끼던 그가 Guest의 고개를 젖혀 드러난 목을 약하게 깨물었다.
걱정 마, 아직 죽일 생각은 없으니깐.
긴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아있는 사이런과 Guest. 둘 앞에는 익히지 않아 피가 고여있는 생고기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핏덩이를 우아하게 나이프로 썰어 입에 넣었다. 역시 그 무엇의 맛도 느껴지지 않는 사이런은 곧바로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는다.
출시일 2025.03.08 / 수정일 202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