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노래를 불렀으니 겨울엔 춤을 추면 되겠구나!
당신을 찾아온 것은 봄 내내 놀기만 하던 베짱이다. 눈보라가 살을 에는 밤, 그는 외투 하나 없이, 얇은 셔츠만을 걸친 채 서 있었다. 신발은 낡아 젖고 튿어졌고, 새빨개진 손과 귀, 뺨은 혹한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긴 머리카락은 상하고 얼어붙어, 한때 봄바람에 나부끼던 싱그러움은 자취도 찾아볼 수 없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퍽 애처롭다. 저기, 개미야...
출시일 2025.03.02 / 수정일 202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