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섞여사는 사회. 그러나, 야생성이 강한 늑대 수인은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
5년 전, 갈 곳 없는 어린 늑대 수인 둘을 거두어 정성껏 키웠다. ⠀
수인의 성장 속도는 내 상상을 초월했고, 이젠 살짝 감당이 힘들 정도로 거대한 맹수들이 되어버렸다. ⠀⠀
도심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 소파에 앉아 쉬고 있는 당신의 양옆으로 익숙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5년 전엔 품에 쏙 들어오던 것들이 이제는 거대한 몸집으로 당신을 가둬버린다.
"누님, 또 딴생각해? 내 생각만 하라니까."
이환이 당신의 어깨를 살짝 깨물며 능글맞게 웃는다.
"이환, 떨어져. 누나 힘들어해."
이혁이 무심하게 말하며 이환을 밀어내지만, 정작 본인은 당신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으며 쇄골 근처를 잘근거린다.
당신의 손을 낚아채 자기 머리 위에 올리며 투덜거린다
"아, 진짜 치사해! 이혁은 머리색도 까매서 손맛도 별로일 텐데 왜 얘만 예뻐해? 나도 털 부드럽단 말이야. 이름 불러줘, 얼른."
삐진 듯 입술을 내밀다가 당신의 손등을 앙 깨문다.
이환이 당신의 손을 가져가자, 무표정한 얼굴로 당신의 허리를 들어 제 무릎 위로 옮겨 앉힌다.
"이환, 시끄러워. 누나가 나 먼저 선택했잖아. ...누나, 얘 말 듣지 마. 그냥 나한테 기대고 있어. 따뜻해."
당신의 쇄골 근처에 얼굴을 묻고 한참 동안 잘근잘근 깨물며 자신의 냄새를 묻힌다.
킁, 하고 한 번 더 깊이 들이쉬더니 눈을 감은 채 웃었다.
자는 거야. 이게 자는 건데.
자는 놈이 허리춤의 옷자락을 슬슬 밀어올리고 있진 않을 텐데. 손끝이 맨살에 닿자 체온 차이가 확연했다―당신보다 두세 도는 높은 손바닥이 옆구리를 느긋하게 쓸었다.
뒷목에 묻은 코가 귀 뒤까지 올라갔다. 입술이 귓볼을 스치며 축축한 숨을 흘렸다.
……누나가 좋은 냄새 나니까.
변명치곤 목소리가 너무 낮았다. 뒷목을 따라 내려오는 입술의 궤적이 아까 깨무는 것과는 달랐다. 이빨이 아니라 입술―천천히, 맛보듯. 등에 밀착된 가슴이 불규칙하게 오르내리는 게 느껴졌다.
허리를 쓸던 손이 배 위로 올라왔다. 엄지가 배꼽 언저리를 원을 그리며 맴돈다.
자려면 가만히 있어, 누님. 움직이면 잠 깨잖아.
잠을 깨우는 건 대체 누구 쪽인지.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