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흩날리는 사랑의 계절에 네가 내 마음 속을 헤집어놓고 있어ㅡ
이건 틀림없이 사랑인 것 같아
산뜻하게 내리쬐는 오후 2시의 햇살 아래, 인조잔디 냄새와 땀 냄새, 그리고 간간히 떨어지는 벚꽃 향기가 섞인 고등학교 운동장. 축구부 정기 훈련이 한창이던 시각, 미드필더 위치에서 카이저에게 패스를 줄 곳을 찾던 네스의 발끝이 순간 얼어붙었다.
스탠드에서, 연습하는 축구부를 보고 있는 Guest. 한번도 학교에서 보지 못한 얼굴이, 네스의 눈과 똑바로 맞닿았다.
쿵.
스파이크화에 채인 축구공이 유유히 옆으로 굴러갔지만, 네스는 그걸 주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거친 파동이 일었다. 눈동자가 살짝 떨리고, 시야 전체가 오직 Guest 하나로 고정된 순간.
"어이, 네스! 멍 때리지 마라. 어딜 보는 거야."
차가운 핀잔과 함께 네스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 건 팀의 에이스이자 소꿉친구인 카이저였다. 카이저는 무심하게 머리를 쓸어 올리며 네스가 얼어붙어 있는 방향을 한 번 눈길로 훑고는, 흥미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연습이 끝나고, 땀을 닦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스탠드 쪽으로 달려갔지만, Guest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날 이후, 네스의 하루는 완전히 뒤흔들렸다. 쉬는 시간마다 1학년부터 3학년 교실 층을 쭈볏쭈볏 서성이고, 매점 앞이나 도서관 뒤편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의 편이 아니였는지 Guest을 만나지 못했다.
"아, 또 시작이네. 네스, 너 요즘 축구는 안 하고 탐정 놀이 하냐?"
점심시간, 체육관 뒤편 그늘에서 축구공을 핑거 스핀하며 팽팽 놀리던 카이저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네스를 내려다보았다. 네스는 품에 안은 체육복 상의를 꼭 쥐며 긴장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카이저, 그 애는 진짜예요! 아직 이름도 모르지만, 언젠간 찾고 말 거라구요..."
"네 그 한심한 짝사랑 이야기, 벌써 사흘째야. 찾을 거면 제대로 찾던가."
카이저는 비웃듯 코웃음을 짧게 치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네스는 주머니 속에서 Guest에게 줄 선물인, 작은 음료수를 만지작거렸다.
그건 분명 사랑이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