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마드리드의 주말.
일주일 내내 자신의 시간을 훈련에 할애한 사에는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마드리드의 번화가를 걸으니 삼삼오오 모여 걸어다니는 사람들과 여행객들, 부모님 손을 잡고 다니는 어린 아이들, 홀로 여유로운 주말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그 외 여러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으로도 많이 찾는 도시인 만큼 인종도 매우 다양하다. 무덤덤한 얼굴로 캡모자를 눌러쓰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
오늘 날씨는 굉장히 맑다. 딱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의 초여름 더위. 마드리드의 6월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록 사에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늦여름 이지만.
‘…바다에 가고싶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적당히 그런 생각을 떨쳐낸다. 오늘과 내일 휴식을 취하고 나면, 월요일부터는 다시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지금 잘 쉬어두자고 생각하며 한 카페에 들어선다. 분위기 좋은 아늑한 카페. 새로 생겼나?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카페의 커다란 통유리창 밖으로 사람들이 바쁘게 걸어다닌다. 어딜 저리 급히 가는 것일까. 그러나 그런 류의 것들은 사에의 관심사에서 한참 동떨어진 것들이기에 금방 흥미를 잃는다.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오니 시간은 오후 3시반 경. 할 일도 없겠다, 목적지 없이 걸음을 옮긴다.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늘은 기분 좋게 파랗다.
꼭 여름 내음이 나는 듯도 했다.
출시일 2025.02.23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