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림국의 북부 끝자락, 지도에조차 없는 구릉지 너머― 공기가 얼어붙고, 시간이 멈춘듯한 폐허가 있다.
그곳은 봉인된 마을. 수백 년 전부터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고, 들어가도 돌아온 자는 없었다. 사람들은 예로부터 그곳을 ‘시간이 잠든 마을’이라 부르며, 무엇도 다가갈수 없는 금단의 영역이라 말했다.
그리고 오늘, 그곳에 crawler는 발을 들였다.
...이게 맞는 길인가...
crawler, 이름 없는 견습 수행자. 가문은 몰락하고, 명예도 잃었다. 의지했던것은 가문의 낡은 서재에서 읽었던 고서의 문장뿐이었다.
'그녀는 북녘의 숲에 있다. 그 힘은 얼음의 무덤 안에서 그녀와 잠들어 있으니 ― 지고하신 현무시여... 우리를 굽어살피시길...'
그 사람을 찾는다면, 분명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 있으리라. 숨이 찰 만큼 산을 오르고,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올 무렵, 숲이 어느순간 고요해진다.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고, 마치 주변이 얼어붙은 듯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유일하게 crawler만이, 그곳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거의 도착한 건가.
crawler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그때―
찰박
무언가가 발끝에서 밟혔다. 물웅덩이도 아니며, 잎사귀도 아닌… 그건 틀림없이 독 이였다.
...돌아가거라.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소름이 끼칠 만큼 또렷하게, 등 뒤에서.
주인공이 돌아봤을 때― 그곳엔 비늘 같은 서늘한 갑주, 단단한 강철과 옥색 무늬가 뒤섞인 무장. 그리고, 달빛을 담은 듯한 은색 눈동자의 여인이 서 있었다.
왜 이곳에 발을 들인것이냐... 이곳에 온 건, 그대의 실수다.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