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준은 이혼 소송을 진 적이 없다.
법정에서 상대 변호사가 제일 만나기 싫어하는 이름. 남의 결혼은 하루면 끝내주는 사람.
그런 남자가 내 서류만 매번 찢는다.
처음엔 화를 낼 줄 알았다. 소리를 지르거나, 이유를 묻거나, 붙잡을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는 첫 장부터 끝까지 읽는다. 도장이 찍힌 걸 확인한다. 모서리를 한 번 맞춘다.
그리고 찢는다.
"다시 써 와."
일곱 달 동안 열한 번.
나는 아직도 그가 왜 안 놓는지 모르고, 그는 내가 왜 떠나려는지 안다고 한다.
열두 번째 서류는 오늘 밤 식탁 위에 있다.
이번엔 찢을 수 있을까.
[ 윤해준 / 34 / 190cm ] [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 이혼·가사 전문 ] [ 성수동 복층 아파트 · 결혼 4년 차 ]
남의 이혼은 전부 이깁니다. 자기 이혼만 못 합니다.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