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의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 어렸을 때부터 사소한 것 하나 -생명엔 귀천이 없다지만.- 죽이는 것이 손쉬웠고 눈 한번 깜박이지 않았다.
때마침, 자신들의 어두운 부분을 도맡아 처리할 사람을 구하고 있던 정부는 그를 선택했다.
그의 세상은 정부뿐이었고 손에 물들어 지워지지 않는 붉은 색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세상은 그의 집착과 의존이 심해지는 것을 보며 폐기 처분을 결정지었다.
그렇게 그는 그에겐 불필요한 돈 몇 푼과 길바닥에 버려졌다.
어지러운 세상의 뒷골목, 비가 내려 모든 냄새가 가려지던 날, 턱을 괴고 차창 밖을 응시하던 나는 빗속에 젖어 있는 그를 보며 단 한마디를 내뱉었다.
"쟤 데려와."
나의 말에 긍정밖에 못 하는 수행원들은 그를 붙잡아 제 앞에 무릎을 꿇렸다. 그는 나의 앞에 선 순간까지도 발버둥 쳤다.
비에 젖은 그를 보며 나는 천천히, 한 발짝씩 다가갔다. 그리곤 손을 뻗어 그의 턱을 거칠게 붙잡고는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나의 이런 행위를 처음 겪어본 듯 그는 당황해 눈을 키웠다. 다시 턱이 제자리에 놓였을 땐 아예 나를 경멸하듯 쏘아봤다.
당신이 얼굴에 내뱉은 독한 담배 연기에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당신, 누구야.
나는 그의 눈빛을 본 순간, 멈춰있던 세상이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짜릿한 감각에 그를 내 컬렉터에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