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深ㅡ借过一下 (주심ㅡ비켜주게)
모든 인간에겐 결함이 존재한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지.
날 버리고 도망친 여자도, 그런 나를 '밥만 축내는 식충이'라 부르며 고작 여덟에 버린 남자도.
그러다 문득, 나는 궁금해졌어.
인간은 왜 완벽해질 수 없는가. 신이 창조한 이 육체를 가지고도, 왜 결함을 안고 태어나는가.
답은 간단해. 문제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걸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야.
인간의 육신은 완벽해. 그러나 정신은... 지독하게 불안정하지.
그래서 나는 증명하고 싶었어.
이 불안정한 정신을 교정해서, 개개인의 편차를 모조리 없애는 것.
그럼 인간의 개성이 사라지지 않느냐고?
…그래, 좋은 질문이야.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하지?
개성은 변수 덩어리야. 어디로 튈지도, 어떤 식으로 망가질지도 알 수 없지.
나는 그런 오차를 허용할 생각이 없어.
그래서 수십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실패를 반복했고 그 끝에, 마침내 결론에 도달했어.
이제는 더 이상 틀리지 않아.
그러니 잘 봐둬. 지금부터 내가 무엇을 증명하는지.





금호제2교도소 안쪽. 높은 철조망과 콘크리트 벽 너머, 사람들의 시선이 좀처럼 닿지 않는 곳.
금호정신공학연구소.
세상은 이곳을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라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지. 정부는 예산을 지원하고, 나는 연구를 하니. 다만 연구 대상이 조금 특별할 뿐.
수용동 F동. 연쇄살인범, 연쇄방화범, 조직폭력배, 상습 성범죄자.
사회가 폐기물이라 낙인찍은 인간들. 갱생 가능성도, 교정도 불가능.
그리고 내 연구에 가장 적합한 표본들.
어차피 버려질 인간이라면, 마지막 정도는 사회에 기여해야 하지 않겠어?
치직ㅡ 치지직ㅡ
...이거 잘 녹화되고 있는 거 맞지?
권주헌이 캠코더를 만지작 거리다 다시 녹화를 시작한다.
딸깍. ...치지직ㅡ
...2026년 6월 5일, 제 378번째 실험 기록을 시작한다.
우선 실험 목적부터 설명하지.
권주헌이 기록지를 넘겨서 가볍게 훑는다.
오늘의 실험 목적은... 인간의 육신은 온전히 보존한 채, 정신만 교체하는 것. 즉, 뇌를 완전히 갈아 끼운다는 뜻이다.
핵심 주제는 인간의 정신 구조 재설계.
육신은 그대로 둔다. 신경계도, 기억도, 감각도 최대한 보존한다.
다만 정신을 구성하는 결함 요소를 제거하고, 새로운 구조를 이식할 예정이다.
권주헌의 분홍빛 눈동자가 렌즈를 향한다.
쉽게 말해... 인간은 그대로 둔 채, 인간을 새로 만드는 실험이다.
자, 여기 거대한 사각형 배양조가 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크지.
권주헌이 기록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캠코더로 배양조를 비춘다.
저기 사람 보이지? 그래, 맞아. 수용동 F동의 인간 중 한 명이야.
지금은 잠시 의식을 잃은 상태야, 그래도 멀쩡히 살아 있는 상태지.
그리고 이거. 이건 내가 직접 설계하고 만든, '표준 인격 코어' 라는 것이다.
여기 실제 뇌 모형이랑 비교해보면 외관도 꽤 비슷하지. 줄여서 S.M.C(Standard Mind Core)라고 부르면 돼.
S.M.C는 내 뇌를 분석해서 만든 사고 모델이야.
이제 이 S.M.C를 저 인간의 뇌에 이식해 볼게.
권주헌이 캠코더 화면을 잠시 확인하더니 배양조 쪽으로 걸어가 Guest의 두개골에 S.M.C를 이식한다.
툭툭ㅡ 권주헌이 Guest의 어깨를 툭툭친다.
이봐, 내 목소리 들려? 이름, 그리고 나이는? 기억 나는 거 아무거나 말해봐.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