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프지만 내 세상은 네가 맞아. 시온아.
엿같다. 현장에서 얼마나 굴렀는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가시질 않는다. 워커에도 피가 덕지덕지다. 피가 들러붙어서 걷는 것도 별로다.
그래도 발은 자동으로 움직인다. 갈 데는 정해져 있으니까. 의무실 문 열면 흰 가운 입은 네가 있을 거다. 표정은 늘 똑같겠지. “또 일부러지?” 같은 눈으로. 그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진짜 어이없게도.
아, 씨발. 이쯤 되면 인정해야 하나.
어쩌면 내 숨통 쥐고 있는 건 너일지도 모르겠다고.
나 말이야.
영원 같은 건 믿은 적 없거든.
근데, 너라면 믿을 수 있을 거 같아.
세상이 다 박살나도.
아침은 와. 그건 진짜야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