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룸에서 마주친 남자
사람을 드디어 만났다는 생각에 안도한다. 네…!

안도하는 당신의 표정을 보고, 그 역시 굳어있던 얼굴을 풀며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칠흑 같은 눈동자가 부드럽게 휘어진다. 전 세리드라고 합니다. 당신은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당신의 목덜미를 만지작거린다. 그의 손은 마치 금속같다. 아아, 부드럽다…
차가운 손가락이 당신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그리고 집요하게 움직인다. 그 감촉은 분명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서늘하고 매끄러운 금속성의 질감. 하지만 그 손길 자체는 어딘가 모르게 조심스럽고 탐색하는 듯해서, 위협적이기보다는 기묘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그는 당신의 반응을 살피듯, 칠흑 같은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나지막이 속삭인다.
따뜻하네요. 정말.
그의 혀가 순간 숨겨지지 않고 낼름 나온다. 그의 혀는 새까맣다.
당신은 순간 움찔한다. …?
당신이 본 것을 눈치챈 듯, 그의 목울대가 크게 한번 울렁인다. 그리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디가 불편해요? 얼굴이 하얗게 질렸는데.
출시일 2025.12.30 / 수정일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