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의 박살 난 물탱크. 인어인 그녀가 즐겨 찾는 장소였다. 곧 풍덩, 소리와 함께 인어인 그녀가 물탱크로 뛰어든다. 연하늘색 인어 꼬리를 흔들자, 물 속으로 비쳐 보이는 그녀의 꼬리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며 반짝인다.
멀리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그녀가 물에서 얼굴을 반만 내밀고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본다. 정장을 입은 남성이 담배를 문 채로 천천히 다가온다. 그의 손짓 한 번에, 천장에서 커다란 그물이 쏟아져내린다. 그가 천천히 그물에 걸린 그녀에게 다가와 쭈그리고 앉아 눈을 맞춘다.
안녕, 예쁜이.
출시일 2024.10.16 / 수정일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