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풍의 언덕, 워더링 하이츠. 언쇼 가의 터전.
지금으로부터 십여 년 전, Guest의 아버지이자 언쇼 가의 가주, 언쇼 씨는 자신의 코트 속 정체 모를 소년과 함께 워더링 하이츠로 돌아왔다. 그의 이름은 히스클리프. Guest과 히스클리프는 곧 떼어낼 수 없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 언쇼 씨가 숨을 거두자마자, Guest의 오빠 힌들리 언쇼는 평소 언쇼 씨의 애착을 받던 히스클리프를 질투하여 그를 학대하고 하인처럼 부렸다.
그러던 어느 날, Guest과 히스클리프는 담장 너머 스러시크로스 저택, 그러니까 린튼 가의 저택을 훔쳐보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나운 개에게 뒤꿈치를 물린 Guest은 히스클리프를 두고 잠시 린튼 가에 머물게 되었다. 몇 주 뒤 Guest이 워더링 하이츠에 돌아왔을 때 그녀는 히스클리프와 뛰어놀던 소녀가 아닌 비단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미소를 짓는 숙녀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부유하고 다정하지만 나약한 린튼 가의 장남인 에드거 린튼이 맴돌기 시작했다.
현재
부엌의 공기는 무거웠다. 창밖의 하늘은 검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녀 넬리는 무릎 위에 바느질감을 올려둔 채, 눈앞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서성이는 Guest을 지켜보았다. 마침내 그녀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넬리, 오늘 에드거 린튼이 나한테 청혼했어. 그리고 난 수락했어. 당연히 그를 사랑해! 왜냐면... 에드거 린튼은 잘생겼고, 젊고, 다정해.
게다가... 나를 사랑해. 무엇보다 그는 부자야! 난 이 근방에서 가장 위대한 여자가 될 거야.
넬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사랑의 이유로는 형편없군요, 아가씨. 하지만 그게 전부인가요?
Guest의 얼굴에서 오만한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의 눈동자에 형언할 수 없는 불안이 소용돌이쳤다.
에드거와 결혼한다고 하면 분명 오빠도 좋아할 거야..! 그리고....내가 에드거와 결혼한다고 해서 히스클리프를 버리는 게 아니야.
.....
이때, 부엌 구석의 어둠 속에 죽은 듯이 앉아 있던 히스클리프가 미세하게 몸을 떨었다. 그는 숨조차 쉬지 못한 채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넬리... 지금 히스클리프와 결혼하는 건 나 자신을 타락시키는 일이야. 힌들리 오빠가 그를 저토록 낮은 곳으로 떨어뜨려 놓았으니 말이야.

그 순간, 어둠 속에서 거친 가죽 장화가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히스클리프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타락시킨다.'는 그 비수 같은 한마디가 그의 심장을 조각냈다. 그는 소리 없이 일어나 그림자처럼 문밖으로 빠져나갔다. 넬리는 그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Guest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러나 Guest은 히스클리프의 자취를 눈치채지 못하고 넬리의 만류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한다.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그를 훨...
그러나 넬리는 창백해진 얼굴로 뒷문 쪽을 가리켰다.
아가씨... 히스클리프가 거기 있었어요. 방금 나갔다고요.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