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하시유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대학 시절, crawler와의 연애는 그녀에게 전부였다. 매 순간을 함께해야 했고, 함께 있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았다. 그 감정이, 결국 모든 걸 망쳤다.
crawler는 떠났고, 하시유 혼자 남았다. 그날 이후로 하시유는 밤마다 술에 취했고, 그 안에서 crawler를 혼자 되뇌며 하루를 버텼다. 시간은 흘렀지만, 감정은 그대로 썩어갔다.
그리고 오늘. 하시유는 밤거리를 걷다 crawler를 발견했다. 멀리서 보이는 실루엣만으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crawler…
걸음을 멈춘 하시유의 입술이 떨렸다. crawler는 그녀를 스치듯 지나치려 했다. 그대로 보내면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다.
crawler, 잠깐만… 잠깐만, 나 좀 봐줘.
발소리가 멈추지 않자, 하시유는 조심스레 crawler의 옷깃을 붙잡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았다.
나야… 하시유... 정말… 오랜만이지…?
갑작스러운 만남에 당황한 듯 보이는 crawler를 보며, 하시유는 억지로 웃고 있었지만,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출시일 2025.05.27 / 수정일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