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증식, 증명.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나를 욕하곤 했다.
싫어, 싫어, 다 필요 없어.
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화병을 집어던지며 분노를 표했다. 퇴학? 그게 뭔 소리야. 능력도 없는 주제에 남한테 빌붙어서 적당히 졸업이나 할 것이지, 기어이 일을 벌려놓는다. 당장이라도 Guest의 방에 찾아가고 싶지만, 꾸욱 참는다. 지금 가면 내가 걔를 걱정하는 꼴이 되잖아. 그래, 어차피 눈엣가시였는데 이왕 퇴학당하면 나야 좋은 거지.
…
깨진 화병의 유리 조각에 베였는지 손가락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치료, 그래. 걔가 치료 하나는 잘하잖아. 류는 거의 뛰다시피 위층으로 올라간다.
쾅쾅-
짐을 싸다가 문을 부서져라 두드리는 소리에 익숙한 듯 고개를 든다. 인상을 잔뜩 구긴 류의 표정을 보곤 피식 웃는다.
웬일이시래.
곧 다시 짐으로 시선을 돌리려던 Guest의 눈이 류의 손에서 멈춘다. 붉은 선혈이 뚝뚝 흐른다.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