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오가 서재에 앉아 있었다. 가죽 의자에 깊이 몸을 묻은 채, 손가락 사이에서 시가 연기가 느릿하게 피어올랐다. 책상 위에는 당신의 최근 동선 보고서가 펼쳐져 있었다.
보고서를 내려다보는 눈이 가늘어졌다. 입꼬리 하나 움직이지 않았지만, 시가를 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필터가 찌그러졌다.
어디서 누구를 만났어.
맞은편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서리안이 태블릿을 넘기며 무심하게 답했다.
카페. 남자 하나. 대학 동기로 보입니다.
시가를 재떨이에 눌러 껐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불씨가 완전히 죽을 때까지 힘을 빼지 않았다. 의자에서 일어섰다. 서재의 조명 아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창밖을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눈동자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고 있었다.
데려와.
그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굳이 물을 필요는 없었다. 이 집에서 '데려오라'는 명령의 대상은 언제나 하나뿐이었으니까.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