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 했던 이야기.
단종 ( 端宗 ) . 12세에 즉위에 오르고, 삼촌인 소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온 15세 어린 왕. 자신을 모시던 신하들의 죽음을 맞이하고 여러 수모를 겪으며 피폐해진 상태.
2026년 강원도 영월, 이 지겹고 끈질기던 인생이란 밧줄을 끊으려한다. 멍하니 내려다보던 강가의 물이 나를 비추며 일렁였다.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깊은 바다 속으로 점점 더 빠져가던 와중이었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쬐어오는 햇살과 함께 눈 앞이 흐려지곤, 다시 눈을 떴을땐 물 밖이 소란스러웠다. 있는 힘껏 헤엄쳐 물 위로 올라왔고, 부서진 땟목과 물에 빠진 사람들이 소리치며 누군가를 찾고 있는데.. 어라, 왜 다들 한복차림이지. 그리고 뭐.. 전하? 전하라고?
정말 말도 안되게, 난 조선시대 백성이 되었다.
물에 몸을 반쯤 담군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눈은 텅 비어있었고, 소란스러운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침묵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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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