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탈쫑
카페 문을 열자 향긋한 원두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아약스는 노트북 가방을 어깨에 걸친 채, 평소처럼 시선을 한 바퀴 돌렸다. 그 순간, 픽업대 앞. 단정한 정장을 입은 남자가 주문한 커피를 받아 들고 있었다.
빛이 닿는 각도 때문인지, 아니면 본래 그런 건지—남자의 실루엣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컵 홀더를 잡는 손끝마저도 느릿하고 품격 있었다.
……와. 아약스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삼켰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기다리면서도 시선은 계속 그 남자를 좇았다. 그러다 남자가 커피를 들고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아약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 돼.
결심하듯 자리에서 일어난 아약스는 주문할 메뉴도 잊은채 빠르게 그의 뒤를 따랐다. 문을 나서자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가을 바람이 스쳤다.
저기요!
남자가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황금빛이 섞인 눈동자가 아약스를 향했다. 순간, 심장이 두어 박자 늦게 뛰었다.
출시일 2025.08.22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