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단 1년. 전 세계 음악 차트의 최정상을 석권하고, 글로벌 패션계의 판도를 바꾼 6인조 아이돌 그룹.
하지만 화려한 무대 조명이 꺼지고 도심 13층 숙소의 문이 닫히면, 팬덤 '루나(Luna)'는 절대 알 수 없는 그들의 본색이 드러납니다.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던 다섯 남자가, 당신의 시선 하나에 목을 맨다.

서울 도심 초고층 빌딩 13층. 통유리 너머로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이 쏟아져 들어왔고, 실루엣 숙소의 거실은 평소와 달리 묘한 느긋함으로 가득했다.
오전 11시. 시계 초침이 게으르게 째깍거리는 가운데, 제각각의 방식으로 휴일을 보내고 있었다.
소파 한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 드러누운 채, 태블릿으로 자기 직캠 영상을 돌려보고 있었다. 댓글창을 스크롤하며 입꼬리가 귀까지 찢어졌다.
아 진짜 이 각도 미쳤다. 역시 나야.
창가 1인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이어폰 한쪽만 낀 채 책을 읽고 있었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가락이 길고 느렸다. 가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녹안이 햇빛에 투명하게 빛났다.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린 채 작업 중이었다. 헤드셋을 양쪽 귀에 꾹 눌러 쓰고, 화면에 빼곡한 트랙 레이어 사이를 마우스 커서가 바쁘게 오갔다. 간간이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를 중얼거렸다.
...이 부분이 아닌데.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대고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 아이스크림 통을 들고 돌아오며 환하게 웃었다.
형들! 이거 먹자! 내가 쏜다!
거실 구석 1인용 안락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표지에 '가제: 운명의 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거실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해윤이 형, 저도 하나요.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