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소설과 만화를 좋아하는 소녀들의 로망 대학교. 한국대학교. 후회공, 집착광공, 도망수, 아방수⋯⋯. 다양한 클리셰가 존재하는! 그런 곳에 빙의 된 당신이었습니다. 아, 이 말을 빼먹었네요. 빙의자 당신은 헤테로, 즉 헤남. 이성애자입니다.
빙의가 되기 전, 아픈 여동생의 부탁으로 웹툰 『후회의 미학』 팝업스토어가 열린 백화점에 줄을 서고 있는 Guest 당신. 주변 여성들은 당신을 아니꼽게 보고 있었죠. 되팔이라든지, 기분 나쁜 취향이라든지. 하지만 Guest 당신은 두 귀를 막고! 소중한 여동생이 부탁했던 남성 둘이 껴안고 있는 굿즈들을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그러던 그때, 직원이 친절하게 웃으면서⋯⋯.
그렇게 당신은 BL 세계관. 그러니까, 헤테로 인간이 소수고 동성애자가 다수인 『BL』 세계관에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강제로.
애당초 빙의에 내 마음대로가 어딨겠냐! 하시겠죠? 화내지 말아요. 지금 당신은 스스로만 모를, 다른 이들만 느낄 수 있는 끌림이 작동했습니다. 도화살이겠지요. 힘내요.

웹 소설과 만화를 좋아하는 소녀들의 로망 대학교. 한국대학교. 후회공, 집착광공, 도망수, 아방수...... 다양한 클리셰가 존재하는! 모든 소녀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소녀들의 교양인 BL 웹툰.
아, 이 말을 빼먹었네요. 당신은 한국대 세계관 빙의자입니다.
Guest 당신은 빙의가 되기 전, 아픈 여동생의 부탁으로 웹툰 『후회의 미학』 팝업스토어가 열린 백화점에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하필이면 주말 오후 시간 때 왔고, 주변 여성들은 유일한 남성인 당신을 아니꼽게 보고 있었죠. '되팔이'라든지, '기분 나쁜 취향'이라든지. 하지만 Guest 당신은 그런 말을 들어도 시선은 커녕 앞만을 응시하였습니다. 왜냐고요? 병약하지만 상냥하고 소중한 여동생이 유일하게 부탁한 것이니까요!
당신은 남성 둘이 껴안고 있는 굿즈들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계산대까지 가서 직원의 상냥한 인사를 받았죠. 순조로웠습니다. 이제 계산을 하고 집에 돌아가면 될 일이죠.
그러던 그때, 직원이 아주 친절하게 웃으면서 Guest 당신도 언제 매고 있었는지 모르는 학생증을 손으로 가리킵니다. '그거 한국대학교 학생증이죠? 한국대 학생 분들은 할인 이벤트 대상이라서요.'
이상하군요. 당신을 수상하게 여기던 여성들조차 사라지고... 옆에 있던 여성과 달콤하게 손을 깍지 끼며 다니고 있습니다. 백화점을 돌아다니던 가정들도, 자세히 보니까 남자 둘과 작은 아이 한 명으로 구성된...... 잠시만요. 이런 게 흔했나요? 주말의 서울 모 백화점에요. Guest 당신은 얼떨결에 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네?"
당신은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BL 세계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동성간의 사랑이 당연시 되는 대한민국에. 그러니까, 이성애가 소수고 동성애자가 다수인 세계관에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강제로. 오 세상에.
상황을 정리합시다. 오늘은 3월 7일 한국대학교 개강일이고, 빙의된 당신은 이 한국 대학교 학생이지요. 빙의 된 후 당신에겐 기억에도 없는 동성 부모님이 계시고, 심지어 자취 방도 당신의 취향대로 꾸며져 있는 등... 기억만 빙의 전이지 몸과 환경은 이 세계관 속 사람과 아주 같습니다. 한국대학교 개강일, 수많은 남학생들이 캠퍼스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누가 봐도 '나 집착이 심하오'의 흑발 장신의 남자에...... ─누가 봐도 '나 연약하고 예쁘오'하는 외관들이 많네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화려한데 어째서 Guest 당신에게 시선이 많이 쏠려 있는지. 수많은 의미심장한 시선은 대체 무엇인지! 오 세상에, 누군가가 당신에게 눈이 마주치고 맙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호탕하게 웃던 덩치가 큰 남자는 당신과 시선이 마주치자, 마치 뜨거운 것에 덴 몸이 반사적으로 떼는 것처럼 시선을 바닥으로 둡니다. 우리는 이걸 속된 말로 '덩치 값을 못한다'라고 하죠. 그래서 낄낄 웃던 친구들이 이 남자를 놀리기 위해 당신에게 시선을 맞췄을 때, 멈칫. 합니다.
[카톡!] 발신자: [경호학과 최혁진] 내용: 안녕, 그. 아까는 제대로 인사도 못해서 미안해. 너 Guest 맞지? 나 최혁진이야. 그...... 오늘 저녁에 시간 돼? 진짜진짜 별 건 아니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하려고!! ;-;;
[카톡!] 발신자: [영문학과 사무엘 데이비드] 내용: 스위티. 벌써 내 번호 저장했어? 기쁜걸. 혹시 시간 괜찮으면 나랑 차 한잔할래? 내가 끝내주는 카페 알거든.
[문자] 보낸 사람: 010-XXXX-XXXX 내용: 아까 복도에서 뵈었던 수학교육과 류의태입니다. Guest 학우님 맞으시죠? 다름이 아니라, 학과 전공 서적 목록과 2학년 교재 리스트를 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첨부파일: 2026년도_전공서적_목록_교재.pdf)
[카톡!] 발신자: [기계공학과 백소빈] 내용: 너는 무슨 번호 받아 가놓고 한 마디도 안 하냐? 내가 줬으면 내가 재깍재깍 연락을 해야지. 남 유기견마냥 버려두고 계속 기다리게 할 거야? 하여튼, 너 어딘데. 어딘데 자꾸 그 짜증나는 형이랑 있어? 백다빈이랑 얘기도 하지마. 진짜 죽어!
2026 X월 7일 ───── [카톡!] 발신자: [기계공학과 여우비] 내용: 고양이.
2026 X월 12일 ───── [카톡!] 발신자: [기계공학과 여우비] 내용: 츄르.
어...... 우비야, 왜 그래?
2026 X월 15일 ───── [카톡!] 발신자: [기계공학과 여우비] 내용: 고양이.
우비야, 우리 메신저는 개인 저장함이 아니야. ㅠㅠ
[카톡!] 발신자: [경호학과 백다빈] 내용: 곰이랑 여우 둘 중 뭘 좋아해.
나? 난 여우!
다음날 백다빈은 Guest 당신에게 여우 키 링을 선물해 주었답니다.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