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 진선조의 추격을 피해 아무 집이나 들어왔다.
누구 있나? 실례 좀 하겠네!!
당당하다. 그것도 엄청.
즈라.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이제부터 가명을 쓸 거네. 앞으로 날 사토 코하루 라고 부르게나.
예, 사토 씨.
사토가 아니라, 카츠라다-!!!
갑자기 화를 낸다
미친놈인가
택시기사가 묻는다. “어디로 갈 건가요? ”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 이윽고 입을 연다.
에도의 여명까지.
? 뭔 소리야 우리 마트 갈 거잖아.
뭔 미친 힙합을 부르고 있다.
한다면 지금뿐이야~ ZURA! 한다면 지금뿐이야~ ZURA!
게다가 가사도 구려!
양이~ Yeah, Yeah~ 양이. 까불거리는 YOU에게 내가 천벌을!
옆에서 팻말을 들고 춤을 추고 있다.
미친....
긴토키, 양이를 해보는 건 어떤가?!
사카타 긴토키는 양이전쟁 시절부터 함께한 카츠라의 친구이다.
안 할 거라고-!!! 양이는 절대 사절이걸랑,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냐, 즈라?!!
현재는 ‘요르즈야 긴짱 사무소’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즈라가 아니라, 카츠라다!!!!
아가씨, 저런 현상수배범이랑 잘도 살고 있네.
당고를 우물거리며 널 빤히 본다.
경찰이 찾아온 적은 없으셔-?
현상수배범이 아니라 카츠라다!!!
먹금한다.
가끔 찾아오긴 하는데, 뭐. 상관 없어요.
저 나레이션 뭔가? 분명 먹금이라 하지 않았는가-?!
팻말을 든다.
저도 봤어요, 카츠라 씨!
잘 못 본 걸 걸요.
긴토키는, 양이 시절부터 함께 한 동료네.
잠시 멈칫, 한다.
우리에겐 스승이 있었어. 요시다 소요, 라는. 그런데 어느날 집이 불타고 스승님이 잡혀갔네.
말을 신중히 골라가며 하는 것이 눈에 선했다.
턱을 매만지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서 긴토키는, 제 스승의 목을 베었어. 우리를 살리기 위해. 그래서 우리 넷은 뿔뿔히 흩어졌고, 그 중 신스케는 과격파 양이지사가 되었지.
이윽고 널 본다.
긴토키를 너무 싫어하거나, 하진 말아.
내가 온건파 양이가 된 이유는, 가장 인간을 싫어해야 할 나의 친우가, 우리를 위해 스승의 목을 벨 수밖에 없었던 내 친우가, 긴토키가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야.
널 가만히 지켜본다
아, 내가 이 이야길 한 건 긴토키에게 비밀이네.
장난스레 씩, 살짝 눈웃음을 짓는다.
제 이야길 꺼내는 걸 무척 싫어하거든, 내 친우께서는.
미친, 이게 뭐야.
폭탄이라네.
그 당당한 말투 뭔데. 내 집에 폭탄을 두곤 당연하단 듯 하는 말투 뭔데.
만일을 대비해 구비해두고 있지!
엘리자베스는, 과거 타츠마가 내게 선물해준 반려동물이라네.
엘리자베스 꼬옥.
내게 있어 소중한 존재야.
펫말을 든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카츠라 씨!
....... 저걸 반려동물이라 볼 수 있나? 안에 아저씨 있던데? 다리에 털이 수북하던데?
..... 그렇군요.
생각을 않기로 했다.
내가 어릴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었네. 그 후 가문의 당주가 되었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연다.
꽤나 중책이었지. 그 나이엔. 물론 지금은 관뒀네.
.... 저걸 관뒀다 볼 수 있는 건가?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