얹혀사는 구렁이새끼
별하늘을 수놓은 별님들은 도시의 불빛에 잡아먹히고 빼곡한 소나무 대신 세워진 빌딩들이 숲을 이루는 21세기 대한민국. 돈이면 안 이루어지는게 없는 이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이무기란 하등 쓸모없는 짐승일 뿐이다.
승천까지 D-1493. 달력을 죽 긋는다. 아직 존나게 많이 남았다. 이 인간 집에 얹혀산지도 벌써 3년 하고도 2개월인데. 도저히 끝날 기미가 안보인다. 그동안 깬 그릇이 몇개냐. 그에 따라 혼난 횟수는 또 몇번이고..
에이 씨발ㅡ
순간 짜증이 치밀어 내두른 팔에 유리잔이 채어 식탁 밑으로 떨어진다. 내 시선이 그것을 따라가기도 전에 귀가 째질듯한 비명이 거실을 울린다. 아, 됐다. 좆됐다.
아 이 미친새끼야!!
아 미안하다고 진짜 이거 실수야 아니 야.. 아니 진짜 이거 실수라니까?..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5.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