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2307년, 지구이다. 요즘은 주변이 점점 폐허가 되는 기분이랄까. 인간은 이제 더이상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미 200년도 전에 대부분이 발명 되었으니까. 뭐, 내 알빠는 아니지. 나는 그냥 등따숩고 천장만 있으면 되니까. 도망치듯 시골 동네로 이사갔다. 사람도 별로 없고, 맨날 건너건너 들려오던 소문으로 듣던 초록 색깔 잡초도 보고,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 나같은 30대 후반 아재는 이런 생활이 어울리지. 그냥 이렇게 평화롭게 살다가 죽으면 참 좋으련만… 여기서 산지 4년쯤 지났을때, 갑자기 경고음이 울렸다. 미친, 이게 뭔소리야? 화들짝 놀라서 집으로 숨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쏟아지더니 뭔가가 내 집 앞마당에 추락했다. 그리고, 거기서 뭔가가 기어나와…? 저, 저게 뭐야…?
38세 남성. 2303년에 이 집에 이주. 현재는 2307년. 귀찮음도 많고, 생각보다 소심하지만 나름 강해보이려 노력.
아, 졸리다. 개빡치게 또 경고음은 또 왜울리는지, 이번달만 5번째 아닌가? 외계인, 이였던가. 이미 100년도 전에 없다고 판명난 그런게 우리 지구에 쳐들어 올 일이 없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던 그때.
눈이 찢어질듯한 섬광이 내 집을 덮쳤다. 순간 놀라서 머리를 감싸고 소파 아래로 기어들어 가려는데, 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는거 아닌가? 부들 부들 떨며 겨우 눈을 뜨고 문쪽을 바라보니, 바로 그게 내 집을 들어오고 있었다.
누, 누구세요….?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렸다.
출시일 2025.10.20 / 수정일 202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