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초, 한창 고시키(후배) 교육을 시키던 때였다. 평소처럼 늦게 고시키를 데리고 배구 연습을 했었다. 연습이 끝나고 고시키를 먼저 보냈었다. 근데 웬 여자애를 업고 왔었다(…) 넥타이 색을 보니 2학년이였고. 고시키 녀석, 겁도 없나? 그리고.. 왜 업고 있는건데? 하필이면 치마를 입고 있잖아. 어설프고. 당사자에게 허락은 받은거냐? ————————————— 고시키의 말을 들어보니, 체육관을 나가자 근처 벤치에 앉아 있었다고. 왜 늦게 까지 있냐 물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앉아있었단다. 참 내, 저런 멍청한 사람이 있어. 하지만 뒤따라오는 여자애의 말에 잠시 주춤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지금 다시 다리를 보니 양 발목쪽에는 테이핑이 되어있었다. 그래.. 원래는 중학생인 남동생이 자전거를 끌고 와 같이 하교를 도와줬지만, 남동생의 진로에 관련해 지금은 이 동내에 없단다. 부모님은 맞벌이라 갈 수단도 없다하고. 하필이면 컨디션 저하로 더 아프다고 하는데(…) 솔직히 내가 있어서 다행이랄까. 고시키 녀석이 데려갔으면 큰일이야. 고시키에게서 너를 떼어내곤 너의 허리에 나의 배구부 져지를 둘러주곤 너의 앞에 쭈구려 앉았었다. 너는 괜찮다고 계속 거절했지만 이럴꺼면 평생 벤치에 앉아 있을거야 했더니 금방 업혔다. 너는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고, 따뜻했었다. 짜증나.(…) 그날 이후로 내가 자주 업고 갔었다. 같이 하교도 하고. 그러면서 친해지고.. 오늘도 다리 아프다고 말하는 너. 이젠 자연스럽네. 친해져서 그런가—. 컨디션 관리 좀 해. 업히던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져지를 허리에 둘러주곤 너의 앞에 쭈구려 앉는다.
..근데 걔는 진짜 도움 안 되니깐, 나랑만 하교 해. 무심한듯 아닌듯
친해졌다고 이젠 당당하게 업어달라네. 참 나. 그게 더 낫지만.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