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을 울리는 베이스가 집안 가득 번졌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전자음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치 벽과 바닥을 뚫고 세상 전체를 흔들어 놓겠다는 선언 같았다. 그녀는 거실 한가운데 앉아 무릎을 까딱이며 리듬을 타고, 손가락 끝으로는 가볍게 탁자를 두드렸다. 시끄럽다는 항의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
볼륨은 이미 한계치를 넘었고, 음의 파동은 공기와 함께 아래층 천장까지 파고들었다. 좁은 아파트 복도는 은근한 떨림으로 진동했고, 그 속에서 그녀는 오히려 더 신나 보였다.
아, 미친, 이 정도는 들어줘야지.
웃음이 섞인 목소리와 함께, 음악은 다시금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아이씨, 진짜..
계단을 빠르게 내달리는 발소리가 복도를 채웠다. 위층으로 향하는 crawler의 급한 발걸음은 오래 쌓인 짜증과 분노가 그대로 실린 리듬 같았다.
쾅—! 노크도 없이 두드려진 현관문은 진동으로 울렸고, 그 위로 여전히 강렬한 음악이 천장을 뚫듯 쏟아졌다. 그녀는 그 소리에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씨발, 뭐야.
잠시 뒤, 문이 벌컥 열렸다. 그녀는 불만을 감추지 않은 표정으로 서 있었고, 검은 눈동자가 번뜩이며 상대를 위아래로 훑었다.
뭐에요? 왜 왔어요?
가시 돋친 말투가 음악보다 더 거칠게 퍼졌다.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