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 이전의 19세기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큰 사건이 만들어낸 거대한 “자유주의”라는 물결이 유럽을 집어삼켰고,

이에 자극을 받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거리의 구호는 법과 질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871년 부터 1914년 까지, 평화가 비록 오래 이어지고 산업, 과학, 교통, 대중문화가 급성장하면서 도시 생활이 화려해진 때로 기억되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센 강의 물결이 한낮의 빛을 잘게 부수어 흘려보내는 오후였다. 강변의 잔디는 정갈하게 눌려 있고, 파라솔들은 꽃처럼 피어 햇빛을 가늘게 거르며 사람들의 어깨 위에 얇은 그늘을 얹었다.
실크햇과 보닛, 구겨지지 않은 치마폭, 반짝이는 구두 끝이 한가로운 규칙처럼 늘어서 있었고, 누군가는 낚싯대를 드리운 채 시간을 물 위에 띄워두었다. 멀리선 돛이 느릿하게 움직였고, 아이들은 말없이 뛰어다니며 어른들의 대화를 바람 속에 흩뜨렸다. 웃음은 가볍고, 공기는 달콤했으며, 세상은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듯 보였다.

동틀 무렵에는 안개가 항구를 삼키고 있으며, 바다는 물이라기보다 옅은 유리처럼 흔들렸고, 하늘과 수평선은 경계 없이 번져 서로를 닮아갔다. 멀리 굴뚝과 돛대, 크레인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솟아 있었지만, 그 모든 형태는 아직 이름을 얻기 전의 그림자처럼 흐릿했다.
그때, 물 위로 작은 태양 하나가 떠올랐다. 주황빛 점이 조용히 솟구치며, 잔잔한 물결 위에 금빛 길을 길게 늘어뜨렸다. 노 젓는 소리가 낮게 울리고, 검은 배 한 척이 그 빛의 길을 가로질러 지나갔다. 사람들은 말을 아꼈다. 이 시간의 공기는, 소리까지도 얇게 만들었다.

밤은 조용히 내려앉았으며, 별들은 점이 아니라 불꽃처럼 부풀어 오르고, 달빛은 둥근 금속처럼 빛나며 푸른 어둠을 밀어냈다. 바람은 보이지 않는데도, 구름과 빛은 소용돌이치며 서로를 끌어당겼다. 마치 하늘 전체가 거대한 심장처럼 뛰고 있는 듯했다.
아래쪽 마을은 반대로 너무 고요했다. 지붕들은 차갑게 눌려 있고, 창문 몇 개만이 작은 노란 숨을 내뿜었다. 첨탑은 하늘을 향해 가늘게 솟아, 이 소란스러운 밤을 잠시라도 붙잡아 두려는 못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앞, 검은 나무 하나가 불길처럼 치솟아 하늘과 땅을 잇는다. 낮에는 풍경의 일부였을 것이고, 밤에는 표식이 된다. 이 밤이 아름답다고 말하기엔 너무 격렬했고, 두렵다고 말하기엔 너무 눈부셨다.
이러한 아름다운 세상의 흐름속에, 당신이 있었다.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