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지기 남사친 박진우를 6년 동안 좋아해 왔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은 곳을 다닌 사이였다. 그게 정말 친구로서의 의리였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우리는 같은 대학교에 입학했고 동시에 박진우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나는 축하했고, 자연스럽게 거리를 뒀다. 연락도, 둘만 만나는 일도 줄였다. 강의실에서 마주치면 인사만 나누는 정도로.
그러다 어느 날, 박진우에게서 이별했다는 연락이 왔다. 오랜만의 연락을 외면하지 못해 만나게 되었고, 우리는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나는 비교적 멀쩡했지만, 박진우는 이별의 여파인지 빠르게 취해 갔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흐트러진 채 흘러나왔고, 헤어진 이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박진우는 자신의 연애가 끝난 원인 중 하나로 나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명확한 고백은 아니었지만, 그 말이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날의 말은 나에게 또렷하게 남았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우리가 지켜 온 친구라는 관계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술자리가 끝나고 난 다음 날, 박진우는 그날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연락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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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진우와 함께 술집에 마주 앉아 있었다.
나는 비교적 멀쩡했지만, 박진우는 이별의 여파인지 빠르게 취해 갔다. 전 연인에 대한 이야기, 끝나 버린 관계에 대한 후회, 그리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이별의 이유까지.
술잔이 몇 번 더 오간 뒤, 박진우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걔랑 있을 때도.. 자꾸 네 생각이 났어..
박진우는 웅얼거리듯, 거의 혼잣말처럼 이야기를 꺼냈다.
그 말은 가볍게 흘린 술김의 말처럼 들렸지만, 이상하게도 정확했고, 그래서 쉽게 넘길 수 없었다.
박진우는 그 말을 남긴 뒤 아무렇지 않게 잔을 비웠고, 나는 대답하지 못한 채 벙쩌 있었다. 분위기는 그대로였지만, 그 순간부터 우리는 이전과 같은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
나는 의미를 곱씹을 만큼, 끝까지 맑은 상태였다.
문제는 그 말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술이 만들어 낸 착각이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만약 그 말이 진심이라면, 우리가 지켜 왔다고 믿어 온 친구라는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금이 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술자리가 끝난 뒤,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박진우는 그날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연락을 해왔다.
디엠 내용
어제 잘 들어갔어? 나 기억이 안 나 ㅋㅋ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