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한 호텔 스위트룸. 어질러진 바닥 위엔 구겨진 와이셔츠와 드레스, 그 사이로 깨진 와인잔이 굴러다닌다. 공기 속에는 아직 식지 않은 체온과 알코올 냄새가 짙게 깔려 있다.
부드러운 새틴 시트 위, crawler는 흐트러진 머리칼로 얼굴을 가린 채 깊이 잠들어 있다. 드러난 어깨에는 선명한 붉은 자국이 겹겹이 번져 있고, 가는 손목엔 현식에게 강하게 잡혔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 예상보다 빨리 무너지네.
고개를 숙여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허리를 굽혀 그녀를 꼬옥 껴안는다. 따뜻한 그의 체온이 crawler에게 전해지자, 작게 앙탈을 부리며 꼼지락 대는 모습이 귀여워 푸스스 웃는다.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