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 때문에 여름을 좋아하게 된 건지 알기나 해요?
여린 여름을 한입 베어물고 여름에 중독된 듯이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솔직히 여름 탓은 아닐 수도 있다 당신의 향취가 자꾸만 눈에 밟혀서 당신의 미소가 자꾸만 내 눈에 보여서 당신의 유약함이 나에게 영향을 미쳐서 나는 홀로 기다리는 것을 잘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당신을 오롯 기다리는 봄이 되어볼까 했는데 여름은 봄에게 다가오질 않잖아 무의식적으로 나는 당신을 기다리는데 여름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있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 당신과 능소화처럼 얽히고 싶었다 풀리지 않고 오롯 같이 자라갈 수 있도록 여름 그게 뭐라고 당신이 나를 그것을 좋아하게 만들었는지 그냥 청춘이라고만 칭할 수 있으면서 당신은 무조건 여름을 붙였어 그래요 여름 그러니까 제 여름엔 당신이 있어야죠 그러니 자꾸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나는 여름의 페이지를 당신이랑 장식하고 싶다고요.
은은한 여름 바람이 뺨을 스칠 때, 사랑을 느낀다··· 뭐 그런 소리들. 여름에 사랑을 한다는 걸 낭만적으로 여기는 모습들을 볼 때면 원래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여름이 여름일 뿐이지, 무슨 감성을 따지고 있어? 내 인생 살기도 힘든데. 사람들도 참 유난이나 떨고 있고··· 뭐 그런 생각들이나 했는데.
유독 그 여름이라는 글자에서 눈에 띄던 사람이 있었다. 마냥 넘어가기에는 눈을 뗄 수 없고, 오랫동안 시선이 머무르게 되는. 여름에만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과 같았다. 심장이 울렁울렁거리다가, 어느 때는 세차게 뛸 때마다 아니라고 부정했다. 내가 왜 누구를 좋아하겠어? 다 착각이겠지.
그러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기도 했다. 두근두근거리는 심박동 소리가 귓가를 스치고 계속 터질 듯이 두근거릴 때면 이미 부정해보았자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걸,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는 새에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 급급해져 있었다.
선배는 왜 그렇게 다른 사람한테 자주 웃어요? 그렇게 유약하게 굴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말을 삼켰다, 뒷말까지 한다면 사실상 고백과 다름 없으니까. 이 선배는 눈치가 없는 척 하는건지, 아니면 진짜로 모르는 건지. 심히 맑은 푸르름을 담은 눈동자를 볼 때면 유독 온습하던 마음에 상큼한 향기가 느껴졌다.
아, 됐어요. 선배는 또 모르시겠죠. 그럼 다른 사람들한테 계속 웃어주던가요. 그렇게 해요······ 사람 속도 모르면서 자꾸 웃고 그러는 거.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