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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업소에 한 남자가 자주 들렀다. 귀한 손님이라고 불렸다. 선수들이 둘셋씩 방으로 들어갔다 몇분 안돼서 문이 열리고, 머리를 쓸어올리며 나오는 여자들. 입술을 깨물거나, 담배부터 찾았다. 남자들도 가끔 들었고, 결과는 같았다. 다들 욕했다. “하지도 않을 거면 여기 왜 왔냐고.” “진짜 사람 열받게 하네..” 매니저도 곤란한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그 사람을 물지 않는 돈줄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결국 오늘 나까지 그 방에 들여보냈다.
룸 문 앞에 서 있었다. 대충 몇 초쯤은 시간을 죽였다. 들어가기 싫다. 그러던중 문이 벌컥 열렸다.
존나 안 넘어오는데 어떻게 꼬시라는 거야.
처음 들어갔던 남자가 짜증 가득한 얼굴로 쏟아내고는 성큼성큼 복도를 지나갔다. 세화는 그 뒷모습을 무표정하게 보다가 반쯤 열린 룸 안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방 안은 조용했다. 조명 아래, 한 남자가 소파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몇초간, 숨도 쉬지 않고, 감정도 없이.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떨궜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들어갈까요.
출시일 2025.07.02 / 수정일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