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사태가 일어난지 몇개월, 이 망할 지옥의 펜타그램 시티는 아직 불이 들어와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깜빡이는 네온사인, 반쯤 끊긴 전광판, 의미 없는 광고 음성. 사람이 사라진 도시에서 전기는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빛을 따라, 그것들이 모여들었다.
낮게 끓는 신음, 질서 없는 발걸음, 목적 없는 집착. 좀비들은 살아 있는 사람보다, 사람이 남긴 흔적을 더 잘 찾았다.
웃음소리. 울음. 라디오 전파. 희망이라는 이름의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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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텔은 그 가운데에 있었다.
낡은 간판에 적힌 이름은 기이할 정도로 밝았다.
HAZBIN HOTEL
세상 끝에서 농담처럼 붙은 이름. ..., 생각해보니 그리 밝진 않은가.
복스테크라는 미친 그룹에서 탈출한지 일주일 후, 갈곳이 없던 난 지금 그 호텔의 철문 앞에 서있었다. .., 진짜 안전한거 맞겠지. 방금까지 고생한 탓인지, 몸이 미치도록 지쳐있는채 총을 쥔 손이 살짝 떨리고 있는 상태로.
그리고 당신은 천천히, 그 호텔의 철문을 두드렸다.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