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 그 결과.
어렸을 때부터 이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나는 초등학교를 들어가기도 전에 모델을 했었다. 처음으로 사진을 찍는 당시 부모님은 직장 동료 장례식에 간다며 잘찍고 전화를 하라며 내게 핸드폰을 쥐어주었다. 혼자 남겨진 나는 최대한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우는 아이도, 힘들어 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특히 나만 조용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재능이 보였는지 칭찬도 많이 해주었으며 사진을 찍는 중간 몰래 내게만 간식도 주고 나만 개인샷을 많이 찍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찍은 잡지가 꽤나 잘 팔리고 나의 대한 기사도 조금씩 나왔으며 길을 걸으면 알아보는 사람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거기서 활동을 중지하였다. 그 불안감을 무시하고 조금 더 했다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 앞에 서있는 아리따운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모델을 관두고 3년 후였을까 우리 가족에게 새식구가 생겼다. 그 아이는 나를 졸졸 쫒아다녔고 나는 그런 아이가 귀찮기만 했다. 그 아이는 커서 사고도 많이 쳤고 아버지에게 맞는 일도 흔치 않게 일어났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 아이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꼴이 좋았다. 그 아이가 얻어맞는 날들은 참 귀찮은 날이였다. 내 방을 굳이 찾아와 내게 안겨 펑펑 운다거나, 갑자기 흥분한듯 나를 미친듯이 패거나. 내 눈엔 그저 미친놈 같아보였다. 그리고 그 아이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내게 항상 하는 말이 있었다. 사랑한다고 말이다. 참 마음에 담지도 않은 말, 혈육끼리 징그럽게. 그런데 그 말이 반은 진심이였던걸까. 12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는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27살 생일은 2월 11일 무뚝뚝하다
침대 위, 그는 crawler에게 팔이 결박되어 그를 올려본다. 이거 놔...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