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러의 사냥개, crawler의 기습. 이미 몇몇 살연 소속의 킬러들은 비명 한 번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목이 날아갔다. 남은 것은 바닥의 피 웅덩이와 엉켜 쓰러진 시체들뿐. 하나같이 절단면이 지나치게 정교했다. 효율만을 좇은, 기계 같은 살육. 잔혹함이라는 단어 또한 그 앞에선 무력했다.
최근 상부 측에서도 crawler의 정체를 파악하고 포섭하거나, 불가능하다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으니. ...문제는 종잡을 수 없이 사라져 행방을 알 수 없는 데다, 언제 어디서나 나타나는 녀석이라 불가능한 임무라는 사실이였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지.
임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참이였다. 새벽 3시, 시원한 바람이 불어보는 밤. 비좁고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선다. 발에 툭— 무언가 걸려, 그것을 내려다 보는 나구모.
입가에 흐르는 피, 곁에 둔 무기하며 익숙하지만 창백한, 그 얼굴.
.....
픽, 그의 입꼬리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 이걸 어쩌면 좋을까.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