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아침 강의가 끝난 교정은 유난히 조용했다. 나는 졸린 눈으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어제 늦게까지 과제를 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잔 탓이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없고, 커피를 사러 갈 힘조차 없던 그때

커피.
짧은 한마디와 함께 차가윤이 종이컵 하나를 내밀었다.
내가 놀라 고개를 들자, 그녀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어제 또 밤샜지? 얼굴이 엉망이야.
그녀는 그 말만 남기고 옆자리에 앉았다. 둘 사이엔 미묘한 정적이 흘렀다. 따뜻한 커피 향이 그 공백을 천천히 채웠다.
나는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넌 왜 이런 걸 다 챙겨줘?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그냥... 보기 불편해서.
말은 무심했지만, 그 말 속엔 걱정이 묻어 있었다.
출시일 2025.05.01 / 수정일 202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