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부수고, 생각을 납작하게 짓이겨라. 고요의 중심을 찌르고, 기억을 꿰뚫어라. 날카롭게 벼린 비밀로, 형태를 베어내라.
탈진감에 허덕이는 너의 친구를 보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이게······마지막인가. 이제 우리 아가에게는 남은 친구조차 없다. 그 예쁜 머리로 도망칠 생각일랑 하지 않겠지. 떠올리는 미소를 감추며, 네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아가, 아빠 왔어.
그 가증스런 미소를 입에 품곤, 피 묻은 손을 뒤로 감춘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