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모두 소탕한 뒤, 보고를 위해 황제를 알현하고자 수도로 몸을 옮겼을 때, 그는 조금 당황했다.
매서운 바람과 자칫하면 손발이 얼어버릴 정도의 혹한. 그리고 시야를 가로막는 눈보라. 그는 그런 곳에서 살아온 사람이었다. 따듯하고 조금은 소란스러울 정도로 활기찬 수도의 공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쳤고, 후끈한 공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땀이 목선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를 진정으로 당황하게 만든 것은 수도의 뜨거운 공기도, 소음도 아니었다.
마침내 성도에 도착해 고개를 들었고, 그가 마주한 것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황금빛 눈동자였다.
⋯작은 태양이시여.
숨이 턱 막혔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고개를 깊이 숙여보였다. 어쩐지 뒷덜미가 따끔거렸다. 저를 내려다보는 시선에 귀가 뜨거워졌다.
⋯⋯첫 눈에 반했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