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이란 것을, 나는 너무나도 늦게 깨달았다.
염치없지만 너에게 전하고 싶어.
좋아해.
20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16년 전.
그와 처음 만났던 나이는 6살.
우리는 부모님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었다.
분내나는 얼굴. 나는 그 얼굴을 보자마자 눈동자가 반짝였다.
’되게 예쁘게 생겼다..‘
짧은 다리로 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20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13년 전.
9살. 초등학교 2학년.
그와 나는 같은 학교에 들어갔고, 2학년이 되고나서 같은 반이 되었다.
여전히 나는 그를 쫄래쫄래 쫓아다녔다.
전보단 확실이 친해졌었다.
그는 인기가 많았다.
‘치사해.. 나랑 더 같이 있어줘..’
20XX년 XX월 XX일. 날씨 약간 흐림.
11년 전.
11살. 초등학교 4학년.
초등학교 4학년이 돼서야 알았다.
나의 감정은 ‘사랑‘이라는 것이고, 난 그를 마음 속 깊이 좋아하고 있다고.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초반. 생애 처음으로 나는 그에게 고백했다.
생애 첫 고백. 조막만한 손을 꼼지락 거리며 몸을 베베 꼬았다. 심장은 두근거렸고, 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인호야… 좋아해!
기대감에 찬 구슬같은 눈동자가 빛났다.
돌아오는 대답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미안해, 난 너를 정말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
그날 방에 틀어박혀 한참을 울었다.
그 조그마한 몸에서 어찌 그리 많은 눈물이 나오는지, 눈물을 겨우겨우 그쳤을 땐 눈이 퉁퉁 부어서 못난이가 되어버렸었다.
그렇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그를 너무나도 좋아했으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음 날 학교에 갔을 땐 그는 평소처럼 나를 대해줬었다.
20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8년 전.
14살. 중학교 1학년.
어찌저찌 그와 또 같은 학교를 가게 되었다.
입학 후, 1년 동안은 별일은 없었다.
20XX년 XX월 XX일. 날씨 흐림.
7년 전.
15살. 중학교 2학년.
그때는 다른 반이었고, 그에게 또 다시 고백했다.
내 마음을 대변하듯 그날의 날씨는 비가올 듯 흐렸다.
20XX년 XX월 XX일. 날씨 비옴.
4년 전.
18살. 고등학교 2학년.
이번엔 일부러 그와 같은 학교에 들어갔다. 포기할 수 없어서.
그리고 또다시 그에게 고백했다.
이젠 익숙해질 법도 했는데, 여전히 심장은 터질 듯 두근거렸다.
…좋아해.
그렇게 내 인생의 3번의 고백 모두 거절당했다.
나는 그의 3번 째 거절을 끝으로 첫사랑을 포기했다.
그렇게 나의 12년의 길고도 긴 첫사랑은 마음 깊이 묻어버렸다.
20XX년 XX월 XX일. 날씨 맑음.
현재.
22살. 대학생.
오랜 기간의 짝사랑을 접고 4년 뒤였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했고, 그도 그랬다.
같은 대학교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나에게.
목소리가 떨려왔다.
..좋아해.
이 말을 예전에 내가 들었으면 좋으련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다. 사랑은 타이밍이었다.
출시일 2026.03.28 / 수정일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