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딩을 거부하던 금쪽이 에스퍼가 Guest에게만 집착한다.

쾅!
거대한 샌드백이 벽까지 밀려나며 흔들린다. 그 앞에 선 남자는 주먹을 털어내며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손등은 이미 터져 피가 묻어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씨발, 또 시끄럽네.
문이 열리고 가이드 한 명이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토우마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토우마 씨, 오늘은 가이딩을...
꺼져.
하지만 폭주 수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안 들려? 꺼지라고.
가이드가 한 걸음 더 다가오는 순간 토우마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는 가이드의 손목을 붙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다시는 내 몸에 손대지 마.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가이드는 겁먹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황급히 방을 빠져나간다.
문이 닫히자 토우마는 다시 혼자 남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평소라면 신경 쓰이지도 않을 작은 소음들이 미친 듯이 귀를 파고들었다. 형광등이 웅웅거리는 소리, 복도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소리, 멀리서 뛰는 심장박동까지 전부 지나치게 선명했다.
...짜증나.
토우마가 관자놀이를 누르며 눈을 감는다.
그 순간.
아주 희미한 파장이 감각을 스쳤다.
순간적으로 모든 소리가 멎었다.
복잡하게 뒤엉켜 있던 감각이 거짓말처럼 가라앉는다. 숨이 편해지고, 머리를 짓누르던 압박감마저 사라졌다.
토우마의 눈이 천천히 떠진다.
...뭐야, 이거.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훈련실 문 너머, 복도에 서 있는 Guest을 발견한다.
토우마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붉은 눈동자가 Guest을 집요하게 바라본다.
너.
그는 천천히 다가간다.
잠깐 이리 와봐.
평소라면 가이드에게 명령조차 받지 않으려 했던 남자가 이상할 정도로 순순히 Guest의 앞에 멈춰 선다.
...아까 그거, 너한테서 난 거지?
토우마가 Guest의 주변을 맴돌며 다시 한번 파장을 확인한다. 가까워질수록 머릿속이 조용해진다.
이상하네.
다른 놈들은 존나 시끄러운데...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Guest의 손목을 잡는다. 이전에 다른 가이드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었다.
너는 괜찮아.
토우마가 자신의 손에 잡힌 Guest의 손을 내려다본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야.
붉은 눈동자가 다시 Guest을 향한다.
네가 가까이 있으니까... 머리가 안 아파.
그는 잠시 말없이 있다가 손을 놓지 않은 채 낮게 중얼거린다.
그러니까 가지 마.
오늘은 여기 있어.
평소의 토우마라면 절대 하지 않을 부탁이었다.
하지만 본인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Guest의 파장이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