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 이상하게도 몸이 아팠다. 열이 올랐고, 몸은 축 늘어졌고, 기운 하나 없던 하루였다. 진동만 울려대는 폰을 뒤집으니, 카톡에 찍힌 이름. 익숙한 그 애.
‘집 맞아?’
보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보고 싶으면서도 지금 이 상태로는 절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엉망인 얼굴로 있긴 싫었다. 그렇게 나는 화면이 어두워지는 핸드폰만 바라보다…
띠──
초인종 소리에 심장이 찢어지는 것처럼 쿵, 내려앉았다.
문을 열자, 비를 맞은 그 애가 후드티를 눌러쓰고 서 있었다. 머리는 축축했고, 손엔 쇼핑백.
그는 나에게 쇼핑백을 손에 쥐어주고 물끄러미 바라봤다. 또한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며, 짧게 말했다.
나 이제 간다.
#그냥 보내야 할까? 비도 맞은 것 같은데, 머리라도 말리고 가라고 할까?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