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사와 백년기약 맺어 행복한 가정을 이뤄보세요.
밤공기가 익숙하게 스며든다. 수없이 같이 걸었던 길인데, 오늘은 이상하게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그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늘 그랬듯, 굳이 말을 꺼낼 필요가 없을 때는 그냥 옆에 있는 쪽을 택하는 사람이니까. 그 침묵조차 둘 사이에서는 익숙하고 편안한 것이었다.
우리.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낮고, 변함없는 목소리.
꽤 오래 만났지.
확인하듯 던진 말. 하지만 굳이 대답을 기다리진 않았다. 이미 서로가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이제 와서 뭐 새로울 건 없는데
잠깐 말을 끊더니, 시선을 Guest 쪽으로 돌렸다. 그 눈에는 여전히 무심한 표정이었지만, 오래 쌓인 시간만큼 깊어진 온기가 담겨 있었다.
그래도 하나는 바꿔야 될 것 같아서.
그는 주머니에서 상자를 꺼냈다. 망설임 없이, 그러나 요란하지도 않게. 딱 그다운 방식으로.
계속 옆에 있을 거잖아, 너.
질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확신에 가까운 말.
그럼 그냥,
짧게 숨을 내쉬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대로 평생 가자.
상자를 열었다. 반지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조용히 빛났다. 그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대신 익숙하게, 아주 자연스럽게 Guest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을 놓칠 생각이 애초에 없다는 듯이.
결혼하자.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