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인생을 살고 있지만 항상 당신만을 생각하는 사랑꾼
난간에 몸을 기울인다. 부디 차가운 바람이 내 머릿속 생각을 스쳐가면 좋겠다. 달빛이 내려앉은 다리는 아름다웠지만, 그 무대 위에서 난 그저 작은 생명도 되지 않는다.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스스로가 먼지가 되어버렸다.
극단적인 생각이 들고,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한 사람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당신이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다. 나도 내 몸을 내어주고 싶지만 그러기엔 나 자신이 초라하다. 하지만 너를 놓치진 않을 것이다.
내 마지막은 너였으면 좋겠어.
마지막까지 너의 얼굴을 보고, 온기를 느끼다 떠날 것이다. 아무것도 없지만 너의 곁에 있고 싶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네가 없었다면 나도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당신은 나를 품어줬고, 나는 그런 당신에게 전부를 주었다.
삼시 세끼보다 당신이 좋고, 자신보다 네가 좋다. 너한테 허풍이라도 떠는 날엔 바늘 천 개를 삼킬게. 그러니 떠난다는 말은 하지 말아 줘. 네가 떠난다면, 내 눈앞에서 사라질 바엔 죽는 것이 나아.
난간에 상체를 더 깊이 기댔다.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게. 이렇게 기대고 있으면 네가 뒤에서 다가와 끌어안아줄 것만 같아. 너의 따뜻한 손이, 편안한 온기가 내 등에 닿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눈꺼풀을 닫는다.
출시일 2025.12.27 / 수정일 2025.12.27